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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시사주간지 "주간인물" 다다예술학교 교장 / 사회적협동조합 모퉁이돌 이사장 이은희 2019. 4. 12

April 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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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꽃

May 11, 2009

  가을 저녁, 하늘이 곱게 물들 무렵, 나는 차 안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차 안에서는 베토벤 소나타가 흘러나와 차 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액자에 담아 곱게 물든 이 하늘에 걸어둔다면 잘 어울릴 법한 아름다운 곡들입니다. 한 아이 수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수업 중에 아이의 연주를 녹음해서 들려주었지만 두 번 들으려 하지 않는 테이프를 꺼내와 듣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새삼스레 곡들의 위대함이나 감동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 소나타를 연주하는 아이는 자폐 증세를 보이는 사랑하는 제자인 것입니다. 나는 슬프다기보다는 아이에게 천재성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서 울었고, 이 아이를 저에게 보내신 주님의 계획에 놀라 울었고, 착하고 아름다운 아이에게 자폐라는 힘든 장애를 안겨 세상에 내리신 주님의 그 속내를 몰라 울었습니다. 지난봄 앞마당 텃밭에 씨를 뿌린 일이 기억납니다. 씨를 뿌릴 즈음이 되면 하루 중 꼭 해야 할 일이 마당의 풀을 뽑는 일입니다. 그때마다 길목에 자라난 작은 풀들을 뽑는 것에 대해 남편과 의견다툼이 종종 있었습니다. 남편은 그 풀들을 뽑아야한다고 하였고 나는 뽑지 말자고 하였습니다. 나에게는 마당의 모든 풀이 귀하고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잡초의 기준에 대해 극도의 감정을 실어 내 생각을 전했습니다. 나의 말에 결국 남편은 승기를 내어주었습니다. 여름이 되어 마당의 많은 풀들은 때때로 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크지 않은 얇디 얇은 잎을 가진 노랑, 빨강, 보라 꽃들은 햇빛에 녹아버릴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제 몫을 다하여 남편과 나에게 특별한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마당 저편 군락을 이루고 있던 작은 풀은 꽃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 작은 풀은 우리 부부에게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올 무렵, 마당에 연분홍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히 시작된 연분홍의 물결은 곧 여기저기로 뻗어나가 마당 전체에 아름다운 연분홍계통의, 보라, 자주색 수를 놓았습니다. 그렇게 지켜낸 풀들이 나에게 보답을 하는가 싶었습니다.

 

 

 

<다다 정원에 피어난 개여뀌>

 

 

 

 늦게 핀 꽃은 알고 보니 이름이 개여뀌였습니다. 개여뀌는 고맙게도 가을 내내 아름다운 색을 뽐내며 지나가는 여름을 우리 집 마당에 머무르게 해주었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나쁜 풀을 가려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길에서 조금 벗어나거나 모양이 조금 못났다 하면 뽑아버립니다. 때때로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풀도 무턱대고 뽑아버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살 부터 함께한 원경이, 6살 부터 함께한 소연이>

 

 

 

  하지만 나의 눈으로 볼 때 세상의 풀들 중에는 정말 ‘나쁜 풀’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을 내내 나의 마당에 여름을 심어주었던 우리 집의 개여뀌가 그러하였듯이 길가에서 조금 벗어났더라도, 키우기가 조금 벅차더라도, 보기가 좀 부담스러운, 내가 알지 못하는 처음 보는 새싹, 풀잎을 뽑아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너희들을 무엇이라 부르랴~ 가장 아름다운 꽃 - 지금 중 1이에요.>

 

 

 

  다시 교육의 현장으로 돌아가 본다면 요즘 나와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교육 환경도 많이 달라지고 선생님과 함께하는 사람들도 다름에 대해 이해하고자 연구하고 고민하며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어 가는 움직임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만의 통합이 아니라 교회, 사회로 연계된 바람직한 통합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하나였습니다. 내게 주신 그와 다름, 그것은 그들에게 내어주고 열정을 다하여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요? 특별한 달란트를 가지고 있는 모차르트 준성이를 비롯해서, 나의 사랑하는 공룡박사 듬직한 사랑동이 경석이, 자동차박사에 가수, 별명도 많은 시인 진호, 천재화가 지선이, 밝은 지혜와 바른 마음을 잘 표현할 줄 아는 명진이...그리고 아직 세상이 두려워 뽑히지 않으려 떨고 있는 수많은 새싹들, 그 이름만으로도 지금의 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립니다.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집 마당에 분홍빛을 수놓아 준 개여뀌를 통해 가르쳐주신 것처럼 함께하는 아이들 또한 무한의 감동과, 무엇보다 위대한 가르침을 나에게 줍니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뿌려야 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는 다만 더욱 가까이 오래, 자세히 이 귀한 아이들이 제 빛을 내는 것을 보고자 곁에 있고 싶을 뿐입니다.

 

 

 

다다예술학교 / 다다자연미술학교장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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